당신의 키보드는 생각보다 더 더러울 것이다.
2020년 1월에 구매하고 거의 1년이 돼가는 기계식 키보드를 청소하기로 했다. 솔직히 딱히 키보드를 청소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키보드 만질 일이 많아졌다.
참고로 제가 쓰는 키보드는 COX(콕스) 엠프리스 무접점 키보드입니다.
보통 기계식 키보드는 타건 소리가 커서 밤늦게 하기에는 눈치 보이지만 해당 키보드는 무접점이기 때문에 타건 소리가 진짜 조용합니다. 지난주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하다가 문득 키보드를 봤는데
키보드가 거의 회색이 될 만큼 더러워져서 청소를 결심하게 되었다.
키보드 상태는 최악이었다.
틈 사이에 낀 떼와 손 때가 묻은 키캡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필자의 키보드는 qwer12345DF 버튼이 유난히 더러운데 그 이유는 롤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브실골 중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다는 실버에 위치해 있다.)
이제 키보드 청소하는 법을 단계 별로 나누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1. 키보드 해체
우선 키보드 캡을 청소할 수 있게 키보드에서 키캡을 모두 제거를 해야 한다.
그냥 손으로 당기면 되지만 기계식 키보드 구매 시 동봉된 키캡 리무버로 분리하면 훨씬 수월하다.
혹시 모르니 다시 역순으로 조립할 때를 위해 미리 사진 찍는 것을 까먹지 맙시다.
모두 다 분리하고 나면 대부분 충격적인 키보드 상태를 맞이할 것이다.
저기 보면 머리카락이 보이는데 어떻게 머리카락까지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키보드는 나중에 청소할 것이니 일단은 책상에 살포시 놓아두시면 됩니다.
2. 키 캡 청소
키보드를 분리했다면 다음으로 해야 하는 것은 때가 묻은 키캡을 깨끗이 세척하는 작업이다.
아까 다 분리한 키캡으로 집 세숫대야에 모아 두고 뜨거운 물과 중성세제나 비누로 섞어주면서 손으로 저어주면 된다.
*참고로 SHIFT, 스페이스바, 엔터 키 등 키가 큰 키캡들은 키캡을 연결하는 고리에 윤활유가 발라져 있는데
해당 고리는 물로 헹구면 안 됨! 물론 집에 윤활유가 있다면 무방합니다.
이렇게 닦고 물로 두세 번 더 세척을 해줘서 비누 기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제거하면서 비눗물과 때가 섞여서 거의 회색 물이 안 나올 때까지 열심히 세척을 해주면 된다.
위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고 나면 사진과 같이 물이 이제는 투명하며 안에 키캡들도 잘 보이게 된다.
물로 행군 후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물기가 마를 때까지 건조를 하면 된다.
(어떤 사람은 빨리 끝내려고 헤어 드라이기로 말리시는 분 있는데
그러다가 키캡이 열에 의해서 녹을 수 있으니 웬만하면 자연 건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키보드 자판 청소
키캡이 마르는 동안 우리가 할 일은 바로 대망의 키보드 자판 청소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정말 충격적인 거 같다.
먼지, 머리카락 등 진짜 이물질이란 이물질은 모두 들어간 거 같아 소름 돋는다.
하긴 컴퓨터 하면서 과자도 먹고 밥도 먹었으니 깨끗하길 바라는 건 너무 이기적이라도 생각한다.
키보드 청소는 붓이나 안 쓰는 칫솔을 이용하여 사이사이를 청소해 주면 된다.
키보드도 전자제품이다 보니 가급적이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게 칫솔로 닦으면서 이물질을 제거하면 됩니다.
안 쓰는 칫솔로 열심히 키보드를 닦고 난 후 난 세면대를 보고 충격을 한 번 더 받았다.
모자이크로 처리하고 싶지만 키보드 청소를 미뤄왔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알리고자 노 필터 사진을 올리도록 한다.
가히 충격적으로 손톱, 머리카락 등 모든 이물질을 다 들어가 있다.
키보드 사용하고도 커버를 닫아놓지만 가끔 까먹고 그냥 쓰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게 이렇게 쌓이면서 이렇게 된 거 같다.
모든 청소가 마무리되었으면 이제 조립은 다시 역순으로 하면 된다.
사진으로 봐도 정말 깨끗해진 게 보인다.
조금 과장 보태서 거의 처음 샀던 상태와 비슷한 거 같다.
조금이라도 컴퓨터를 자주 만지는 사람이라면 키보드가 정말 더러운지 금방 알 것이다.
집에서 와서 컴퓨터를 바로 켜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유튜브나 영화를 보거나
손도 안 닦고 컴퓨터를 먼저 키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키보드 청소를 최소 분기마다 한 번 씩 했으면 한다.
